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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24 16:56: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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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연등축제 기획단은 2월15~19일 대만 남투현에서 열린 ‘2014 대만 등불축제’와 까오슝 불광산사에서 개최된 ‘평안등회’를 참관했다. 불광산사의 불타기념관에서 대웅전으로 이어지는 불광대도를 장엄한 용등과 무지개 터널은 장장 200m에 달했다. 오색 빛이 수놓은 등을 따라 걷는 한걸음 한걸음이 그대로 환희심이었다. |
대만 등불축제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망자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전통의식을 기원으로 한다. 오늘날 화려한 등을 내거는 행사로 확장, 각 지역마다 자체적인 축제로 열리고 있다. 특히 정부주도로 열리는 등불축제는 매년 대만 전역 가운데 한 도시를 지정해 마련되며 올해로 25회를 맞이했다. 10일간 진행된 이번 남투현 축제의 경우 기획단이 방문한 15일 하루에만 98만명이 운집했다. 행사장에는 800가지 등이 전시됐으며 행사 전체 실무자만 3000명에 달했다.
대만 등불축제 견학에 이어진 16일 까오슝 불광산사의 ‘평안등회’ 역시 기획단의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불광산사의 정월대보름 자체적인 등 축제인 이 행사는 오후에는 불타기념관 앞에서 각양각색의 등 퍼레이드가 진행되고 해가 진 이후에는 불꽃축제가 전개돼 관람객들의 호응을 이끌었다. 불꽃축제가 끝난 이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불타기념관에서 대웅전으로 이어지는 불광대도를 따라 자발적인 행렬을 이어갔다. 200m의 불광대도에 이어진 용등과 무지개 터널 등은 그대로 환희심을 일게 했다. 행사가 이어지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불광산사 측에서는 부산 연등축제 기획단을 반갑게 맞이했다. 기획단 일행을 위해 일반에는 공개하지 않는 108석 규모의 국제회의장과 오랜 전통의 남자 강원을 공개하기도 했다. 17일에는 부주지 혜전 스님이 ‘불교행사의 기획’이라는 주제의 특강도 가졌다. 스님은 “행사를 기획하는 사람도 참여하는 사람도 행복을 체험하는 행사가 중요하다”며 “‘육성취’를 염두하고 준비한다면 그 행사는 발전을 거듭하리라 믿는다”고 격려했다. 기획단을 이끌고 대만을 찾은 부산불교연합회 사무총장 심산 스님은 “확실히 규모부터 차원이 다르다. 무엇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며 “현대적 흐름에 발맞춘 테마 등이 많았다. 특히 우체국, 소방서 등 공공기관도 등을 걸고 후원 기업도 개성을 살린 기업 홍보용 등을 출품해 축제 참여의 폭을 확장한 점 역시 우리가 배워야 할 부분”이라고 전했다. 기획단의 대만 등불축제 견학은 부산시와 자매결연 도시인 까오슝의 관광청과 부산 관광진흥과의 면밀한 협조를 바탕으로 진행돼 답사의 효율성을 더했다. 예명숙 부산시 관광진흥과 주무관은 이번 여정에 동행해 까오슝 관광청 관계자와 양국 도시의 협력을 재차 약속했다. 예 주무관은 “부산시는 연등축제가 시민의 축제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을 함께하고 있다”며 “이 연수를 통해 연등축제가 불교행사의 틀을 벗어나 시민과 전 세계 관광객을 위한 문화 행사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길 바란다”고 취지를 전했다.
대만의 가장 큰 등불축제와 불광산사의 등 축제를 돌아본 기획단의 안목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18일 오후에 가진 워크숍에서는 부산 연등축제의 변화와 중, 장기적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이 치열하게 오갔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스토리텔링 개발이 시급하다(장재진 동명대 불교문화학과 교수)”, “문화와 관광을 고려한 축제 기획은 이제 필수다. 다양한 홍보부터 시도해야 한다(정연국 부산동의과학대 관광과 교수)” 등 날카로운 지적이 많았다. 그런가 하면 “규모에는 차이가 있지만 자발적이고 항상 변화를 모색한다는 점에서 부산 연등축제의 가능성도 확인했다(주재형 부산불교연합회 국장)”, “여세를 몰아 연등축제도 멋지게 준비해 나가면 ‘부산 10대 축제’로의 진입도 어렵지 않을 것(문연주 진각종 부산교구청 신도회장)” 등 부산 연등축제의 미래를 가늠하기도 했다.
기획단은 17일과 18일 양일에 걸쳐 새벽예불과 발우공양 등 불광산사 템플스테이를 체험하고 19일에는 까오슝 시내에서 열리는 등축제도 돌아본 뒤 19일 부산으로 귀국했다. 빠듯했던 여정을 마무리하고 김해공항 입국장을 통해 들어오는 길에도 일행의 모습은 피로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싱싱했다. 마치 지금 여정을 출발하는 사람들 같았다. 그 순간 “축제를 기획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한다”는 대만 불광산사 부주지 혜전 스님의 당부가 귀에서 쟁쟁하게 맴돌았다. 모두 같은 마음일까. 저마다의 눈빛은 대만에서 본 등불처럼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대만 까오슝=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234호 / 2014년 2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 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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