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전남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피해자를 위한 애도의 메시지를 밝히는 염수정 추기경. 천주교 서울대교구 제공
17일 종교계는 진도 여객선 참사와 관련해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는 입장을 잇달아 발표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개최할 예정이던 각종 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기로 했다.
조계종은 이날 전국 2500여 개 사찰에서 실종자 무사 생환을 바라는 기도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종단 소속의 긴급재난구호봉사대는 사고 현장 부근에 부스를 설치하고 구호활동과 함께 현장 구조대원들에게 차와 식사를 제공할 예정이다.
조계종 화쟁위원회는 20일 오후 3시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대한민국 야단법석’을 전격 취소했다. 같은 날 열리는 고불총림 백양사 방장 지선 스님 취임 고불법회도 내용이 축소됐다. 백양사는 방장 취임을 알리는 고불법회는 그대로 진행하되 식전식후 문화공연은 하지 않기로 했다.
부산불교연합회(회장 수불 스님·범어사 주지)도 18일 오후 7시 용두산공원에서 봉행할 예정이던 연등축제 점등식의 내용을 대폭 줄인다. 축하공연도 취소하고 여객선 희생자에 대한 묵념을 진행하는 등 최대한 경건한 분위기 속에서 행사를 치를 계획이다.
2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연등행렬 등 각종 봉축 행사도 축소되거나 경건한 분위기 속에 치러질 예정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도 17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미사에서 사망자와 실종자들을 위한 메시지를 발표하고 사제와 신자들과 함께 기도했다. 염 추기경은 “실종된 승객들이 조속히 구조되기를 기도한다. 또 사고로 세상을 떠난 이들이 하느님 안에서 안식을 누리기를 기원한다”며 “특별히 구조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부모님들과 구조 활동 관계자들에게 하느님께서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연합,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등 개신교 연합 단체도 애도 메시지를 발표했다. NCCK는 “안타까운 죽음 앞에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한다”며 “생사가 확인되지 않은 학생과 승객, 선원들이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NCCK는 19일 오전 서울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주교관에서 소속 교단장 긴급회의를 열어 사고 수습 과정에서 한국 교회가 할 일을 논의한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