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불교연합회(회장 수불스님, 범어사 주지)와 부산불교연합신도회(회장 이윤희)는 19일 오전 11시30분부터 1시까지 범어사 주지실에서 긴급회의를 열어,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 희생자를 추모하고, 실종자 무사귀환을 위해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를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부산봉축위원회는 4월 26일 구덕운동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부산연등축제 연합대회와 제등행렬을 취소하고, 28일 예정된 부산경찰청 봉축법회도 위문만 하고 법회는 추소했다.
또 부산지역 각 사찰은 자체적으로 봉축행사를 진행하되, 법요식 식순에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식순을 포함해 애도 행사로 치르기로 결의했다.
부산불교연합회는 희생자 추모와 실종자 생환을 기원하는 기도를 하고 부처님오신날 봉축등 이외에 희망, 생환, 치유, 안정, 평화를 기원하는 등을 달도록 각 사찰에 요청하기로 했다.
▲ 부산봉축위 집행위원장 심산 스님이 봉축행사 전면 취소에 따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4 불교닷컴
부산불교연합회는 진도 해상 세월호 구조작업 등 현지 상황을 파악한 후 빠른 시일 내 부산불교계 차원에서 생필품 등 지원과 자원봉사에 나서기로 했다.
다만, 용두산 공원에서 개최하고 있는 연등문화제는 생환과 희망의 염원을 담아 예정대로 27일까지 하기로 했다.
부산불교연합회가 봉축행사를 전면 취소한 데에 천태종 부산 삼광사는 세월호 침몰로 국민 모두가 비통에 잠겨있는 데 종교인으로서 슬픔을 함께하고 애도의 시간을 가져야 함이 당연하다며 봉축행사 취소에 동참하겠다고 선언했다.
삼광사는 “올해 부처님 오신 날 봉축 슬로건도 ‘나누고 함께하면 행복해집니다’라며, 진정 무엇을 나누고, 함께해야하는지 고민할 때이다.”며 “고통받는 중생을 위해 부처님께서 이 땅에 나투셨듯이, 부처가 힘들어 하는 중생을 찾아가는 마음으로 대승보살도를 실천할 때이다”고 했다.
삼광사는 “불교인들이 진정한 부처님의 제자로서 봉축의 의미를 실천한다는 마음으로 솔선수범해야 한다.”며 “현재 힘들고 슬픔에 빠져있는 ‘세월호’ 실종들의 무사생환과 희생자들의 왕생극락 기원, 구조활동을 펄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힘을 보태고, 슬픔에 빠져 있는 그들의 가족들을 위로하고, 실의에 빠져 있는 국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져 함께 고난을 극복해야 한다”며 동체대비심을 실천하자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