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경매에 나온 범어사 소장 불화 3점 국내 환수 | ||||||||||||||||||||||||||||||||||||
조계종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협력으로 이뤄낸 문화재 환수 모범사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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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총림 범어사와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은 현지시간 3일 오전11시 스위스 취리히에서 진행된 한 옥션에서 1861년(철종 12) 제작된 뒤 범어사 극락암(極樂庵)에 봉안됐다가 사라진 ‘칠성도(七星圖)’ 3점을 7만8500스위스프랑(한화 9400여 만 원·경매수수료 포함)에 낙찰 받았다. ‘칠성도’는 이날 경매에서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재단은 지난 5월14일 해외 경매시장에 출품된 한국문화재를 모니터링하는 과정에서 스위스 취리히 소재 콜러 옥션(Koller Auktionen)에 출품된 ‘칠성도’를 발견했다. 이어 전문가에게 의뢰해 불화의 진위와 가치를 평가했다. 특히 ‘칠성도’ 하단에 적힌 그림의 조성경위를 적은 화기(畵記)를 통해 이 불화 3점이 1861년 밀양 표충사(表忠寺)에서 제작된 뒤 범어사 극락암으로 옮겨 봉안된 ‘칠성도’ 11점 가운데 3점이란 사실을 확인했다. 불화 제작을 주도한 선종(善宗)스님은 19세기 중·후반 경남과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한 화승(畵僧)이다. ‘칠성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로스앤젤레스카운티미술관(LACMA) 소장 ‘칠성도’ 2점도 범어사 극락암에 함께 봉안됐던 11점의 일부임이 확인됐다.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칠성도’는 조성연대와 제작처, 화승, 봉안처 등 조성유래를 확실히 알 수 있고, 짜임새 있는 구도와 단아하면서 건장한 불상의 형태, ‘칠성도’의 중심인 ‘치성광삼존도’가 남아있는 점 등으로 볼 때 19세기 후반기를 대표하는 작품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환수를 통해 국외로 유출된 시기와 이유를 특정할 수 없는 불교문화재를 해외 경매에서 매입을 통해 제자리(원래 소장처)로 되돌려놓는 문화재 환수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게 됐다. 경매를 앞두고 스위스 현지에서 ‘칠성도’ 3점을 조사한 불교회화 전문가인 이용윤 조계종 불교문화재연구소 불교미술연구실장은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11점 구성의 칠성도로 국내 입수 후 범어사로 봉안 시 본래의 종교적 기능 또한 회복할 수 있어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범어사 주지 수불 스님은 “이번 환수를 계기로 앞으로 ‘성보 보존’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환수된 ‘칠성도’는 본래 봉안처인 극락암을 재조성해 안치하고 나머지 ‘칠성도’도 되찾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칠성도 11점을 봉안하고 있었던 극락암은 1960년대 후반 훼손돼 사라진 상태다. 재단은 앞으로도 조계종과 사찰과 협력해 해외에 유출된 불교문화재 환수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2014년 초 문화재청의 ‘한 문화재 한 지킴이’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한 미국계 기업 라이엇 게임즈 코리아의 기부금을 받아 ‘기증-박물관 운영기금 기부’의 형식으로 진행한 미 허미티지박물관 소장 ‘석가삼존도’ 환수에 이어 문화재 환수의 또 다른 모델을 제시한 이번 사례를 해외 소재 한국불교문화재 환수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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