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민족유산 ‘한글’, 불교계가 지켰다

by 불교연합회 posted Oct 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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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민족유산 ‘한글’, 불교계가 지켰다
한글날 맞아 허영호 친필 <조선어기원론> 공개
2015년 10월 11일 (일) 20:09:59 노덕현 ․ 하성미 기자 jayanti@hyunbul.com

▲ 허영호 전 학장이 작성한 친필원고


범어사 등 불교계 주축, 한글 보급
총 6권, 어운ㆍ어원 등 내용 담아
유족 허영선 씨, 금정중에 기증

범어사에서 출가했던 불교지성인 허영호(1900~1952) 前동국대 학장의 친필원고 <조선어기원론>이 공개됐다.
허영호 선생의 유족 허영선 씨는 최근 금정중학교에 <조선어기원론> 친필원고를 기증했다.
<조선어기원론> 친필 원고는 일제 강점기와 해방직후 한글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고 보급하기 위해 활동한 불교의 노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다.

1914년 당시 부산 범어사는 한글 역경화 사업을 위해 조선어 강습으로 한글 전문인재를 양성하고 있었다. 총 24명의 한글교사 및 전문가가 배출됐으며 허영호 선생도 그 중 하나였다.
이후 범어사 조선어 강습 졸업생들은 불교 중요경전을 한글로 번역하고 일반 대중에게 전달하는데 앞장섰으며 특히 허영호 선생은 <불교성전>을 최초로 한국어로 번역, 그 외 많은 불서들을 번역하기도 했다.
김화선 금정중 교사는 “당시 김법린, 선광 선사 등 뛰어난 분들이 졸업하고 한글 역경화 사업에 앞장섰다”며 “허영호 선생의 <조선어기원론> 친필원고는 한글 보급과 전문연구에 범어사와 불교계가 앞장섰음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 기증식 장면 왼쪽부터 현익채 전 금정중학교 교장, 정진완 현 교장, 허영호 전 학장의 사위 , 딸인 허영선, 김화선 금정중 교사

이번에 기증된 <조선어기원론> 친필원고는 총 6권으로 조선어의 어운, 어휘, 어원 등 한글의 기원을 연구 조사해 적은 글이다. 한국어를 다른 언어와 비교하고 특징을 정확히 설명하는 내용 뿐 아니라 일제 강점기 시절 겪는 고난에 대해서도 자세히 적혀 있다.

허영호 전 학장은 서문을 통해 “과거 반세기 동안 조선어 연구자들이 일본 학정의 뭇매 밑에서 연구를 계속 해 온 결과 성과를 나타내고 있지만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 바로잡게 되었다”며 “조선 민족이 가진 이 조선어라는 것은 조선 민족이 가진 모든 문화유산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것은 두말 할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허 전 학장은 이후 1919년 3월 동래 범어사 지방학림 3학년 재학 중 동래장터 독립만세 시위를 주도하다 경찰에 체포되어 1년여의 옥고를 치렀다. 1929년 도일 유학, 일본 도쿄 도요 대학 문화과와 다이쇼 대학 불교과에서 수학했다.

1932년 귀국 후 동국대 전신인 중앙불전에서 교수와 학장을 역임했으며 불교학자로의 길을 걸었다. 제헌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지만 한국전쟁 때인 1950년 7월 13일 납북됐다. 이로 인해 <조선어기원론>은 직접 출간되지 못했다.

친필 원고를 기증한 허영호 전 학장의 유족 허영선 씨는 “평생토록 소중히 보관해온 아버님의 친필원고를 이렇게 기증을 하게 된 것은 다름 아닌 아버님의 독립운동에 대한 노력과 활동에 대해 재평가가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에서다”며 “독립유공자 서훈이 취소되어 국가보훈처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계속해서 논의를 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 허영호 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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