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립학교도 아닌데 스님이 법문한 '특별한 입학식' | ||||||||||||||||||||||||||||||||||||
보리암 주지 능원스님 동명고 입학식서 ‘가르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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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포교 지역 기여 차원 매년 장학금 지급
“수처작주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 이라는 불교의 가르침이 있습니다. 어디를 가든 참된 주인이 되라는 뜻입니다. 수행하는 스님들이 열심히 정진해서 진리를 깨쳐라는 가르침을 담고 있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하나 더 소개하겠습니다. 석가모니부처님께서 마지막으로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은 ‘부지런히 열심히 공부하라’ 였습니다. 저는 삭발을 할 때마다 스스로 묻고 다짐합니다. 과연 열심히 정진하며 수행자로서 첫 마음가짐을 잘 지키고 있는지를 자문합니다. 오늘도 이 자리에 나오기 전 삭발을 하며 저를 되돌아보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이제 새 출발을 하는 출발선에 섰습니다. 세간을 떠난 스님들이나 고등학교에 입학해서 청운의 꿈을 꾸는 여러분이나 마음가짐, 정말 추구해야 할 중요한 일은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 새긴 그 각오를 늘 가슴에 새기며 주어진 일을 열과 성을 다한다면 여러분들은 어디를 가든 참 주인이 될 것입니다”
고등학교 입학식에서 스님이 가사장삼을 수하고 입학생과 재학생들에게 법문을 했다. 종립학교가 아닌 일반 사립고등학교 였다. 고등학교 입학식에서 법석(法席)을 편 주인공은 남해 보리암 주지 능원스님이다. 스님은 지난 2일 오전 남해 인근 진주 동명고등학교에서 열린 입학식에 참석해서 법문을 했다. 신입생과 재학생 1천 여 명, 학부모 교사들 외에도 동문회장 등 동문회 간부들, 지역 인사들이 참석한 자리였다. 입학식은 여느 학교와 다름 없이 진행됐다. 달랐던 점은 스님의 축사였다. 재학생들과 교사들은 스님을 잘 알고 있어 당연한 듯 받아들였지만 불교 종립학교가 아닌 일반학교로 알고 온 신입생들은 적잖이 놀라는 눈치였다.
일반 학교 입학식에서 스님이 ‘법문’을 하게 된 까닭은 스님이 그간 이 학교에 많은 지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능원스님은 부임 후부터 해마다 1500만원의 장학금을 이 학교에 지원해오고 있다. 졸업식과 입학식에서 스님은 보리암 장학금 수혜 학생에게 직접 장학금을 수여한다. 이날 입학식과 지난 2월 말에 열린 졸업식에서 스님은 해당 학생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장학금을 지급했다. ‘보리암 장학금’은 스님의 뜻에 따라 형편이 어려운 모범 학생에게 돌아간다. 스님은 운영비가 없어 문 닫을 처지에 놓였던 배구부에도 년 1200만원을 지원한다. 이 돈은 배구부 학생들의 간식비에 쓰인다. 왕년의 스타 하종화 선수가 감독으로 있는 배구부는 집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운영비 등 기본 경비는 학교 동문회 등에서 지원하지만 간식비는 공식 지원비가 아니다. 스님이 간식비를 대지 않으면 간식은 중단된다. 스님은
“고된 훈련에다 한창인 아이들이라서 정말 많이 먹는데, 아이들 말로 ‘폭풍흡입’하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복률교장도
“운영이 어려워 문 닫을 처지였는데 스님께서 도와주셔서 배구명문 학교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며 감사를 표했다. 진주 동명고등학교를 후원하는 이유에 대해 스님은 “지역사회를 위해 후원하는 것은 사찰의 기본적인 임무다. 특히 미래 불교를 위해서는 학생이나 군인 등 젊은이들을 배려해야한다. 그래서 예전에 해인고등학교로 불교 종립학교였고 개인적 인연도 작용해서 보리암 주지 부임 후 지금까지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를 후원하는 효과는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좋은 성적으로 대학에 합격한 아이 손을 잡고 찾아와 스님이 주신 장학금을 받아서 좋은
성적을 냈다며 인사하는 등 많은 학부모들이 찾아온다. 김흥치 이사장은 “이번에 서울대 10명을 포함해서 주변 지역에서 가장 좋은 입학성적을
올렸는데 교사와 학부모들은 수능 전에 보리암에서 수능재를 여는 등 보리암 주지스님 덕분이라고 한다”며 감사를 표했다. 보리암 주지 스님의 입학식
축사는 2월 졸업식에서 김이사장의 요청으로 이루어졌다. 지난 2월 졸업식에서 가사 장삼을 수한 스님이 단상에서 인사하자 열렬한 박수로 환호했다.
이를 본 이사장이 장학금만 전달하는 것 보다 학생들에게 좋은 말씀을 들려주면 더 좋겠다고 제안하고 이를 스님이 받아들여 이루어졌다.
스님은 이 학교 외에도 남해 지역 학교와 경찰관 자녀들을 지원하고 군 포교도 열성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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