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편향 정부, 이번엔 불교방송 장악시도?
방통위 K위원, BBS 사장에 친 한나라당 인물 쐐기박기 의혹
학교 경찰 구청 정부 청와대 등 광범위한 공적영역의 불교박해가 자행돼 불자들의 공분을 유발시킨 가운데 이번에는 불교방송사 사장에 친한나라당 인사를 앉히려는 시도를 노골적으로 진행중이다.
불교방송 노조는 3일 성명서를 통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는 공직자 신분의 K위원이 불교방송 이사회 정관을 위배하면서까지 특정후보를 노골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명백한 월권이며 방송의 독립을 해치는 행위"라면서 "사장 선임에 대한 불공정한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K위원이 밀고 있는 불교방송 후보는 김영삼 정부시절 청와대 정책기획비서관을 지냈으며, 박세일 전 한나라당 의원 등과 친분이 두텁고 대표적인 친 한나라당 인사로 분류된다. K 위원과는 대학 동문으로 역시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노조는 "불교진흥원 상임이사도 겸직하고 있는 K위원은 최근 불교방송 재단에서 추진하려 했던 사장 후보들에 대한 공개 토론회에 대해 '선례가 없다'거나 '토론회를 열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로 토론회 장소인 진흥원 3층 법당 사용을 불허한데 이어 공문을 통해 토론회 반대를 분명히 했다"고 주장했다.
불교방송은 당초 6월 26일 사장 후보자 2명을 상대로 공개 토론회 형태의 청문회를 열기로 하고 진흥원 3층 법당 사용허가를 진흥원에 요청했다. 그러나 허가권을 쥔 K위원이 이를 불허한 것이다.
노조는 "진흥원의 K위원은 불교방송 사장 시절 연봉 부당취득 문제로 전임 노조의 퇴진운동을 유발해 사장 연임에 실패한 전력을 갖고 있으며, 최근 재단 감사를 통해 5,300여만 원을 횡령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음에도 횡령 금액의 환수요구를 묵살하고 있는 장본인이다"고 주장했다.
불교방송 관계자는 불교닷컴과의 전화통화에서 "K 위원은 방송통신위원회 심의위원으로서 특정 방송 사장 선임문제에 개입하는 것은 공직사의 신분을 망각한 것이다"며 "정부와 여당의 배경을 믿은 것이며 정부 여당이 적극적으로 특정 종교방송 사장 선임에 개입함으로써 방송을 장악하려는 것일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와 불교계는 한반도대운하 문제를 비롯해 정부 지리시스템(알고가)에서 사찰 표기 누락 등으로 극도로 악화된 관계를 치닫고 있다"며 "이사장 영담 스님이 한반도대운하 반대 기자회견을 불교계에서 가장 먼저하는 등 MB정부와 각을 세웠다는 판단때문에 불교방송 사장에 친 한나라당 인사를 밀어붙여 성난 불교계를 달래려고 한 것은 아닌지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송파구청장 "가장 의미있는 성과 크리스마스트리 꾸민 것"
구청 예산으로 대학생 멘토링 봉사단을 구성하면서 대학생 전원을 대형교회 신자들로 구성해 '종교편향'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는 김영순 송파구청장이 구청 홈페이지에 올린 신년사가 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
김 구청장은 2008년도 신년사를 통해 2007년 한해동안의 주요사업 성과를 설명한 뒤 "하지만 저는 그 어떤 성과보다 성내천과 석촌호수에, 주민들께서 직접 벚꽃나무를 심고, 가꾸미를 조직하고,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민 것을 더 의미 있게 생각합니다."며 "저는 주민들께서 자발적으로 참여해서 구정을 이끌어 주시기를 진정 소망합니다. 그런 일을 함께 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2007년은 참으로 의미 있는 해였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신실한 기독교인인 김 구청장이 그 어떤 주요사업 성과보다 크리스마스트리를 꾸민 것을 더 의미있게 생각하며,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진정 소망한다고 연설하고, 그 연설문을 구청 홈페이지에 버젓이 게재한 것은 종교편향의 도를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김 구청장은 신년사에서 "가난이 되물림되지 않도록 그간 저소득층 자녀들에게 대학생 멘토링과 독서논술지도... 사업을 시행하여 많은 효과를 거두었습니다. 앞으로 이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것이며,"라고 밝혀 문제의 심각성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기독교계열 병원, 접수창구서 종교 기재요구
최근 인천 부평의 기독교계열의 병원에 입원했던 한 불자는 입원 수속 서류에 매우 당황했다고 한다.
성명, 성별, 나이 등 기본 사항을 적는 란에 종교까지 기재해야 했기 때문이다. 아픈 환자를 치료받기 위해 입원한 병원이 기독교계열인데 종교란에 솔직하게 불교라고 기재하기가 망설여졌다고 한다. 혹시 불자라는 것을 의사나 간호사를 비롯한 병원측에서 알고 환자를 소홀하게 다루지나 않을까 걱정스러웠기 때문이다.
이 불자는 "아픈 환자를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입원했는데 종교문제로 겪을 불이익을 생각해 개신교라고 거짓 기재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아니나다를까 입원실 침대에 붙이는 명패에도 그대로 '종교 : 개신교'라고 인쇄돼 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동국대일산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도 초기에 그런 검토를 했었지만 이웃종교인들의 오해를 살까봐 시행을 하지 않았다"면서 "종교단체에서 설립한 병원일수록 자비정신으로 더더욱 모든 환자에게 균등한 의료혜택을 줘야하는데 종교문제로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적어도 병원이 할 일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혜조 기자 astb60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