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청장, 약속 없이 동화사 기습 방문
불교계로부터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어청수 경찰청장이 대구·경북지역 범불교도대회 개최를 위한 불교대표자 준비회의가 열리는 대구 동화사를 약속 없이 방문했다.
어 청장은 10일 오후 대구 동화사를 찾아와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을 비롯해 각 종단 수장과의 면담을 요청하고 있다.
어 청장은 준비회의가 시작되기 직전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과 마주쳤으나 인사만 나눴을 뿐 대화는 오가지 않았다.
조계종 총무원 관계자는 "어 청장이 찾아오겠다고 연락이 왔지만 사퇴를 요구하는 상황에서 방문을 한다고 문제가 풀리는게 아니라는 입장을 전했다"면서 "방문을 받아들일지는 논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어 청장은 서별당 총무국장실에서 회의가 끝나길 기다리고 있으며, 방문목적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일체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어 청장 방문소식을 들은 일부 신도들은 어 청장에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고 동화사 관계자는 밝혔다.
이날 지관스님을 비롯해 태고종, 천태종, 진각종, 관음종 종단수장과 조계종 5개교구본사 주지, 중앙종회의원 등 150여명이 참석한 회의의 분위기는 유감 표명으로 마무리하려는 이명박 정부에 대해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 역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봉영 기자 opyj@naver.com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