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의 지혜 일러주신
법정(法頂) 스님 入寂
‘무소유’의 지혜를 일러 주시고, 청빈의 도와 맑고 향기로운 삶을 몸소 실천하시던 法頂 스님께서 세연이 다하시어 불기 2554년(서기 2010년) 3월 11일 목요일 오후1시 51분, 세수 79세, 법랍 56세로 송광사 서울분원 길상사에서 입적하셨습니다.
스님은 1932년10월8일 전남 해남군에서 출생하셨고, 근대 고승 중 한 분 인 효봉스님을 은사로 1954년 출가하셨으며, 자운 율사를 계사로 비구계 를 수지하셨고, 해인사에서 대교과를 수료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입적하시기 전날 밤에 “모든 분들에게 깊이 감사드린다. 내 가 금생에 저지른 허물은 생사를 넘어 참회할 것이다. 내 것이라고 하는 것이 남아 있다면 모두 맑고 향기로운 사회를 구현하는 활동에 사용하여 달라. 이제 시간과 공간을 버려야겠다”라는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또한 스님께서는 머리맡에 남아 있는 책을 스님 저서에서 약속하신대로 스님 에게 신문을 배달한 사람에게 전하여 줄 것을 상좌에게 당부하셨습니다.
스님께서는 그 동안 「무소유」, 「일기일회」등 종교를 초월하여 모든 이들에게 진정한 삶의 길을 제시하는 많은 저서를 남기셨으나, 그 동안 풀어 놓은 말빚을 다음 생으로 가져 가지 않겠다고 하시며 스님 이름으 로 출판한 모든 출판물을 더 이상 출간하지 말아 주기를 간곡히 부탁하 셨습니다.
스님께서는 평소에 말씀하신 바와 같이 번거롭고, 부질없으며, 많은 사 람들에게 수고만 끼치는 일체의 장례의식을 행하지 말고, 관과 수의를 따 로 마련하지도 말며, 편리하고 이웃에 방해되지 않는 곳에서 지체없이 평 소의 승복을 입은 상태로 다비하여 주고, 사리를 찾으려고 하지 말며, 탑 도 세우지 말라고 상좌들에게 당부하셨습니다.
송광사는 이와 같은 스님의 유지에 따라 일체의 장례 의식을 거행하지 않고 3월 13일(토) 오전 11시 조계총림 송광사에서 다비할 예정이고, 일체의 조화나 부의금도 접수하지 않을 것입니다.
애 도 문
오늘 우리 종단의 큰스님이자, 무소유의 정신과 실천으로 사회적으로 존경을 받고 계신 법정스님께서 시간과 공간을 버리고 영원한 해탈의 길에 드셨습니다. 우리 종단은 스님의 열반 앞에 애통한 마음을 감출 길 없으며 전 종도와 더불어 깊은 애도를 드립니다.
스님께서는 그동안 ‘무소유’의 지혜를 일러 주시고, 청빈의 도와 맑고 향기로운 삶을 몸소 실천하셨을 뿐만 아니라,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수행자의 본분을 지켜 온 큰 스승이셨습니다. 또한 스님은 일생동안 수많은 저서를 남기시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고 불교의 대중화에 기여하셨습니다.
종도 여러분께서는 애통한 마음에 더해 부처님의 가르침과 스님의 정신을 받들어 수행정진에 가일층 진력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국민여러분께서도 스님의 유지를 받들어 차분하게 애도의 마음을 함께 해 주시기를 당부 드립니다.
불기 2554년 3월 11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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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다비장
불기2554(2010)년 3월 13일 토요일 (음)1월 28일 오전 11시
순천 송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