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중단했던 경인운하 다시 추진
기사입력 2008-09-03 07:56 |최종수정2008-09-03 09:46
[한겨레] “경제 타당성 높다”…내년초 민자 사업자 모집
환경단체 “물동량 부풀려”…대운하 포석 우려
정부가 논란 끝에 중단했던 경인운하 사업을 다시 추진한다.
국토해양부는 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에 제출한 주요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현재 사업계획 용역 결과를 토대로 경인운하의 경제성과 재무 안정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기본계획 변경안을 마련 중이며, 한국개발연구원(KDI)의 검증과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토부는 경인운하 건설사업을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기로 하고 내년초에 사업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따라서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는 운하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경인운하는 한강(서울 강서구 개화동)과 인천 앞바다를 잇는 길이 18㎞, 너비 80m의 대수로 공사다. 국토부는 인천의 굴포천 방수로 구간 14㎞는 수심을 높이고 나머지 4㎞ 구간은 배가 다닐 수 있도록 수로를 만들 계획이다.
국토부는 수도권의 물류 중심인 인천항의 화물처리 능력과 주변 교통 상황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점을 경인운하 사업의 추진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국토부는 또 2004년 네덜란드 디에이치브이(DHV)사에 용역을 의뢰해 타당성을 조사한 결과, 경인운하 사업의 소요 비용이 1조900억원인 데 비해 화물 수송비 절감 등 편익은 1조9160억원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환경·시민단체들은 “디에치브이 용역은 굴포천 방수로 공사 비용은 넣지 않은 채 계산하고, 경제성을 높이고자 물동량을 과도하게 부풀리는 등 심각한 오류를 가진 신빙성 없는 결과”라고 반박하고 있다.
환경정의는 이날 성명서를 내어 “2002년 한국개발연구원의 비용편익 분석결과는 0.81이고, 2003년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서도 비용편익 분석은 0.76으로 나타나 경인운하는 이미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환경·시민단체들은 경인운하 재추진이 한반도 대운하 건설로 연결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경인운하는 1995년부터 추진됐으며 실시계획 승인 직전까지 갔으나 환경·시민단체와 많은 경제학자들의 반대로 논란을 겪다가 2003년 중단됐다. 이후 치수를 위한 굴포천 방수로 공사만 진행됐다.
허종식 선임기자 jongs@hani.co.kr
명박이 다시시작~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