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을 위한 불교상식 108문답 - 05

5.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무슨 의미 입니까?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란 말 그대로 풀이 하면 ‘하늘 위와 아래 오직 내가 가장 존귀하다.’라는 의미입니다. 이 탄생게는 부처님의 탄생을 가장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대목입니다. 이것은 당시 인도 사회의 전통 종교였던 신 중심적인 브라만교와의 관계 속에서 이해되어야 합니다. 브라만교에서는 인간의 운명을 신이 좌우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사장이 필요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매사에 재물을 바치고 신에게 제사를 올리는 제식만능주의와 브라만지상주의가 팽배해 있었습니다.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말은 신데 대한 복종과 희생을 타파하는 인간의 존엄과 주체성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즉 당시 종교철학의 주류를 이루고 있던 숙명론과 결정론의 극복을 선언한 것입니다. 다른 한 편으로 ‘천상천하 유아독존’이라는 부처님의 탄생게에 대하여 팔리어 경전에서는 부처님의 지위가, 다시 말해 불법과 그것을 깨달은 존재가 더 이상은 그 위가 없이 높은 경지임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것은 35세 최상의 깨달음을 얻은 부처님에 대하여 자신들보다 나이가 적다는 이유로 연장자로서의 권위를 내세운 외도 사상가들에 대한 교화내용과도 관련지을 수 있습니다. 부처님은 자신들에게 공손히 예의를 갖출 것을 요구하는 고령의 외도 사상가들에게 “계란이 여러 개가 순차적으로 부화되어 병아리가 될 때 제일 나이든 연장자는 누구인가?”라고 묻습니다. 외도들은 당연히 알에서 제일 먼저 나온 자가 연장자라고 대답했고, 부처님은 “무지의 알에서 제일 먼저 깨어났기 때문에 부처가 세상의 제일연장자이다.”라고 대답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