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9~21일, 금정총림 범어사 특설무대 선재동자 수계식 및 영유아 마정수기 법회 국태민안 호국기원법회‧법린 스님 주제 백희가무 호국영령위령재 및 팔관재계 수계법회
신라 시대부터 내려와 고려 시대 꽃 피운 전통 호국 불교 의식 팔관회가 금정총림 범어사에서 재현됐다.
부산불교연합회(회장 정오 스님)는 19일부터 21일까지 범어사 특설무대에서 ‘2024 팔관회’를 봉행했다. 이번 행사는 선재동자 수계법회 및 마정수기를 시작으로 소회일 행사 호국기원법회, 백희가무, 대회일 행사 호국영령위령재, 팔관재계 수계법회를 봉행했다.
먼저 부산불교연합회는 19일 선재동자문화전승단 수계법회와 마정수기 법회로 팔관회의 시작을 알렸다. 선재동자 수계법회는 삼광사 교무 덕중 스님과 부산불교연합회 사무부총장 대각 스님, 사상구불교연합회장 성림 스님이 삼사를 맡아 선재동자문화전승단 아이들 20명에게 계를 설했으며, 아이들은 관정의식으로 계를 수지했다.
이날 오후에 진행된 마정수기 법회는 회장 정오 스님이 법주를 맡아 직접 영유아 아이들에게 관정의식을 거행하고, 스님의 가사로 제작한 낙자와 염주를 목에 둘러주며 아이들이 건강하고 지혜로운 불자로 성장하길 축원했다.
소회일인 20일에는 회장 정오 스님, 수석부회장 영제 스님, 상임부회장 현강정사, 마나 스님을 비롯한 연합회 스님들과 이윤희 부산불교연합신도회장, 박형준 부산시장, 하윤수 부산시 교육감 등 시민들이 동참한 가운데 국태민안과 순국장병들의 왕생극락을 기원하는 호국기원법회가 봉행됐다. 삼귀의와 반야심경으로 시작된 법회는 박형준 시장의 고불문 낭독, 현광정사와 동참 대중의 호국기원기도 봉독, 봉행사, 축사, 대회사, 축가, 사홍서원의 순서로 전개됐다.
부산불교연합회 회장 정오 스님은 “호국기원법회는 애국심을 고취하고 후세대들에게 나라를 아름답게 넘겨주기 위한 사명감을 갖게 하기 위한 법회”라며 “팔관회의 정신을 이어 모든 불자들이 생명을 사랑하고 국가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소중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참여하신 모든 분들이 가정에서는 부모로서 자녀들에게 귀감과 모범이 되고 사회에서는 남들에게 존경받는 시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석부회장 영제 스님은 봉행사에서 “남북의 긴장이 고조되고 국제적인 갈등도 높아지고 있는 국내외 상황에서 팔관회의 정신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 통합과 화합을 이끌어내는 지혜로운 길을 찾는다면 어려운 현실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며 “호국기원법회의 공덕으로 부산의 발전과 나라의 번영은 물론 인류가 평화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고 발원했다.
이윤희 부산불교연합신도회장은 “계를 지키는 것은 나라를 청정하게 만들고 사회를 정화하며 국가와 세계를 안정되게 하는 것”이라며 “팔관회의 정신이 꽃 피어서 앞으로 부산 불교는 물론 우리나라가 더 번성하고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이 깃들기를 기원한다”고 축사를 전했다.
법회가 끝난 후에는 부산 3‧1운동의 주역이자 해방 이후 국가를 위해 헌신한 김법린 스님의 출가 이야기와 독립운동 이야기를 주제로 백희가무가 펼쳐져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선물했다.
행사의 마지막 날인 21일 대회일에는 호국영령위령재와 고려시대 팔관회 수계의식을 그대로 재현한 팔관재계 수계법회가 봉행되며 팔관회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위령재는 군 관계자 및 보훈 단체 관계자와 부산 시민 및 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국민의례, 애국가,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도위패 이운, 육법공양, 헌화, 발원문, 인사말, 봉행사, 추모사, 축원, 추모의 노래, 호국영령위령재의 순서로 진행됐다.
이어진 수계법회는 회장 정오 스님, 수석부회장 영제 스님, 상임부회장 마나 스님이 삼화상을 맡았으며, 각 종단을 대표하는 스님들과 진각종, 총지종 정사들로 구성된 16증사가 법좌에 올라 수계식을 증명했다. 이날 법회에는 고려복식을 재현한 80명의 불자들이 현장에서 수계를 받았으며, 불자들은 관정의식을 통해 계율을 지키며 진정한 불자로 거듭날 것을 다짐했다.
한편, 부산불교연합회는 오는 11월 11일 오전 11시 부산지역 전 사찰이 동참하는 가운데 ‘유엔참전용사 국제추모의 날-Turn Toward Busan’을 진행하고 각 사찰에서 범종 11회 타종으로 순국선열을 추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