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공연된 부산시립합창단 정기공연 '위로의 메세지' 전곡이 기독교를 찬양하는 곡으로 구성됐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시립합창단에서 지속적으로 기독교 찬양 공연을 열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대구시립합창단에서는 창립 40주년 기념 공연을 진행하며 프로그램에 찬송가를 다수 포함 시켰으며, 이에 팔공총림 동화사(주지 능종 스님)가 대구시청을 방문해 종교편향적인 공연에 대한 책임있는 사과와 대책을 요구한 바 있다. 

이어 24일 진행된 부산시립합창단의 제182회 정기공연 ‘위로의 메세지’에서도 전곡이 기독교를 찬양하는 곡으로 구성돼 논란이 확산됐다. 

금정총림 범어사(주지 경선 스님)는 이와 관련해 24일 국장단 긴급회의를 가지고 부산불교연합회와 함께 문제 제기에 나섰다. 범어사에 따르면 이날 공연되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치체스터 시’와 윌리엄 월튼 ‘벨사살의 향연’ 두 곡 모두 기독교 찬양곡으로 구성됐다.  

24일 공연 당일 이 상임지휘자는 공연에 앞서 곡을 설명하는 가운데 “‘치체스터 시’의 1악장은 ‘깨어나라, 모든 악기들이여, 새벽을 깨워라’는 내용이고 두 번째는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도다’, 3악장은 ‘우리 형제가 연합하여 하나가 되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라는 내용의 세 가지로 구성돼 있다”며 “오늘 공연하는 노래 가사 일부분에는 성경에서 따온 것도 있지만 두 곡 모두 축제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라고 말하며 공연 곡에 기독교적인 요소가 있음을 인정했다.

또한, 공연장에서는 앵콜곡으로 ‘축복의 노래’가 이어졌는데, 이 곡 역시 “주의 보호하심이 있으시기를”이라는 가사가 포함되는 찬송가이며, 결과적으로 이날 공연 모두 종교편향적인 곡들로 편성됐다. 서양음악의 다수가 기독교 음악이지만, 종교 색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예술성을 갖춘 곡들도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시립합창단의 공연 전곡이 찬양곡으로 구성된 것이다. 

이밖에도 부산시립소년소녀합창단은 매년 12월이 되면 정기연주회에서 대규모 크리스마스 공연을 진행하고 있으나 반면 부처님오신날에는 아무런 공연도 열지 않고 있다. 

이에 앞선 6월 23일 조계종 종교평화위원회(위원장 도심 스님)는 ‘국립합창단과 일부 시립합창단의 선교공연 시정되어야 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종교편향적 공연의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와 구체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종평위는 성명서를 통해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국립합창단과 일부 시립합창단이 잇따라 특정종교를 찬양하는 선교공연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며 “국립 혹은 시립의 외피를 쓰고 선교 공연을 계속하고 있는 일부 지휘자와 합창단원들의 행위는 시정되어야 하며, 이를 위해 국가와 지자체는 재발방지를 위한 법적인 조치 등 구체적인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한편, 이번 공연의 총감독을 맡은 부산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는 총신대 교회음악과 지휘교수, 한국교회음악협회 이사 등을 맡은 바 있다. 2014년에는 대구시립합창단 8대 상임지휘자로 활동하던 중 잇따른 찬송가 공연으로 논란이 일어 중도하차했으며, 이후 2019년 부산시립합창단 예술감독으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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