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가 부처님인 세계는 이 땅에 불국토를 꿈꾸었던 신라인들의 발원이었습니다. 서로 다른 부처님께 대한 발원을 화엄(華嚴)이라는 바다에 모두 모여 불국토를 향해 나아가던 기나긴 항해였습니다. 그 항해는 오늘날 부산불교가 한국불교의 성지(聖地)가 될 수 밖에 없는 역사적인 뿌리일 것입니다. 오늘 이렇게 부산불교연합회가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이 순간 또한 그러할 것입니다.



‘여래의 깊은 경계는 허공과 같아서 일체 중생이 들어가되 실로 들어간 바가 없다. 如來深境界여래심경계 其量等虛空기량등허공 一切眾生入일체중생입 而實無所入이실무소입 ’라는 화엄경의 게송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경계는 모든 것을 아울러 한 맛이지만, 나누어서는 들어온 바도 없이 있는 그대로의 세계입니다. 부산불교연합회는 1980년 창립하여 지금까지 이와같은 화합과 상생의 법을 면면히 이어왔습니다. 작게는 연등축제의 진리의 등불을 밝히는 것으로부터, 크게는 부산불교의 법을 수호하고 지켜나감에 한 마음 한 뜻을 모아왔습니다. 이러한 한 마음이 있었기에 신라시대부터 이어온 한국불교의 뿌리를 부산에서 꽃피워 낼 수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 뿌리에서 지도자 포럼과 실업인회가 결성되고, 또한 교사. 법조. 교수. 공무원. 포교사단. 생명나눔실천회. 복지. 청소년. 여성불자회. 청년회 등 이루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가지와 가지로 뻗어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그 가지마다 피워내는 꽃들은 형형색색 그대로가 장엄(莊嚴)이 될 것입니다. 모든 생명은 그대로가 부처님이시며 그대로가 부처님의 설법이기에 서로를 존중하고 서로를 배려함은 부산불교연합회의 최고의 덕목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1500년 전, 화엄(華嚴)의 바다에서 서로가 하나가 되었던 신라인들의 마음에서 부산불교연합회는 이미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過言)이 아닐 것입니다. 그 면면했던 역사를 다시 되새기며 부산불교연합회의 회장으로서 막중한 부처님의 법을 기꺼이 짊어지고 갈 것임을 발원합니다. 그리고 부산의 모든 사부대중들의 믿음과 실천 가운데서 한국불교의 미래가 시작됨을 당부 드리면서 거룩한 가르침의 바다에서 다시 만나기를 기약합니다.  


제 12대회장 경선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