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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 누락·홀대 `지도게이트`로 번지나
<신동아> 심층취재 "업체, 인수위 관여·맹 수석과 친분과시"


▲ <신동아> 10월호는 정부 전자지도에서 사찰을 연쇄적으로 누락한 (주)한국공간정토보통신의 전방위 의혹에 대해 심층 보도했다.

정부 전자지도에서 사찰 전체를 누락하거나 교회에 비해 홀대한 (주)한국공간정보통신의 전방위 의혹이 점차 실체를 드러내면서 '게이트'로 번지고 있다.

월간지 <신동아>가 10월호를 통해 이 문제를 심층보도했다. 특히 <불교닷컴>에서 첫 문제제기한 청와대 수석 개입설에 대해 맹형규 수석 이름을 직접 거론, 정치권에 파문이 일 조짐이다.

<불교닷컴> 보도 직후 청와대와 경찰청은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 거론키로 했다.

18일 발매한 신동아 10월호에 따르면 (주)한국공간정보통신에 대해 "사장은 맹형규 수석 친분 과시, 임원은 용돈 주며 정치권 관리, 국토부 개편·공직 인사에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김인현 사장 맹 수석과 친분 과시"

<신동아>는 먼저 한국공간정보통신 내부자의 인터뷰를 통해 이 회사의 김인현 사장과 맹형규 수석과의 관계를 비롯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회사가 개입한 정황을 폭로했다.

내부자 A씨는 <신동아>와 한 인터뷰에서 "김인현 사장은 맹형규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친분을 자랑해왔으며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국가지리정보정책을 담당한 기획조정분과 맹 수석을 통해 이 회사의 안건이 인수위의 국정과제로 채택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A씨는 "김 사장이 '이제 나는 국정운영 주체세력이다'고 했다"는 사실도 털어놨다.

제보자 A씨는 이어 이 회사의 임원 3명을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업무에 투입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의 모 상무도 "김 사장이 인수위 회의에 참석한 바 있고, 박사급 임원 서너 명이 인수위를 도와 여러 번 보고서를 제출한 일이 있다"고 했다.

이 회사에서 제출한 보고서는 인수위에서 대부분 채택됐다. 국토해양부 조직개편안은 이후 정부조직개편 때 고스란히 반영되기도 했다.

한국공간정보통신, 정부 관계자와 유착 의혹

<신동아>는 이 회사와 정부 관계자와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2 명의 공무원이 이 회사의 사보 인터뷰에 응했으며, 모 사무관의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사보 인터뷰에 응한 공무원 중 한 명은 "공간정보통신 기술이 덜 알려져 있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민간업체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면 응해주는 편이다"면서도 "기사 삭제와 잡지 회수를 한국공간정보통신 측에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사의 요구조건과 다른 방향으로 정부 사업이 집행되자 해당 사무관을 전보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사무관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자사의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된다고 생각했겠지"라며 "그 회사 사장이 인사이동과 관련해 내게 사과하더라"고 했다.

김인현 사장이 인사이동에 관여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국공간정보통신측도 "(공무원 인사 개입은)말이 안된다"면서도 "김 사장이 그 공무원에게 사과한 사실은 있다"고 했다.

임원, 국정감사 무마 시도·용돈주며 정치권 관리설

이 회사의 한 상무는 오는 10월 국정감사에서 지도게이트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자 국회의원의 보좌관 등을 통해 무마를 시도했다고 내부자 A씨는 고발했다.

이 회사의 모 임원은 국회의원 보좌관이 되기 전에도 이 인사에게 월 수백만원씩의 돈을 줬다고 한다. 해당 보좌관은 신동아 기자와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내 후배들에게 월급 줄 게 좀 있었는데 모 전무가 대신 챙겨준 것 같다"고 했다. 이 회사의 다른 상무도 "모 전무에게 확인해본 결과 자기 개인 돈을 김 보좌관에게 준 것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내부제보자 A씨는 "모 임원은 공무원의 차량 열쇠를 받아와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어주는 식의 기발한 뇌물을 제공한 사실을 회사에서 자랑하기도 했다"고 <불교닷컴>에 털어놨다.

"MB 정부 사업기조 맞추는 모습 일관되게 보여줘"

A씨는 사찰 연쇄 누락과 관련, "한국공간정보통신 일부 직원도 '이해를 못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회사 내부정보가 밖으로 유출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신동아에 밝혔다.

"지난해 대선 이후 회사측에선 대통령직인수위 지원활동에 심혈을 기울이는 등 이명박 정부와 사업 기조를 맞춰나가는 모습을 일관되게 보여준 바가 있어, 이번 '알고가 사태'를 두고도 일부 직원 사이에서는 '불교를 차별하려 했던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교회를 부각하려 했던 것은 아닌가'라는 시각이 나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A씨는 <불교닷컴>과 인터뷰에서도 "윤 모 상무가 기본지도 아래에 사찰 레이어가 깔려서 보이지 않았다는 인터뷰를 봤는데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다"며 "사찰, 교회, 성당 등은 종교시설로서 동일한 레벌을 유지해야 하는데 따로 분리했다는 것도 이해되지 않고, 지도를 5-10여명이 함께 만드는 데 의도적이지 않고는 사찰 전체가 누락되는 일이 벌어질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의 모 상무는 "지도제작 과정에서 종교 편향 의도는 없었다"며 "고의로 사찰을 누락했다는 주장은 펴는 것은 악의적 음해"라고 신동아에 주장했다.

맹 수석측 "의혹 살 만한 어떠한 일도 없다"

맹형규 정무수석 측은 <신동아>와 한 인터뷰에서 "맹수석은 김인현 사장과 인수위 구성 이후 만난 적은 있지만 김 사장이나 한국공간정보통신 측과는 의혹을 살만한 어떠한 일도 없었다"고 했다.

"(인수위 시절)여러 부처에서 보고를 받고 각계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수렴했다. 그 과정의 일환으로 김인현 사장을 만나 설명을 듣고 한국공간정보통신으로부터도 보고서를 받았다"고 말하고 "한국공간정보통신 부사장으로 간 노 모씨(3월 입사, 8월말 퇴사)는 인수위 직책상으로는 맹 수석 산하에 있었지만 맹 수석은 임명하지 않았으며, 인수위 구성 전에는 잘 몰랐던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청와대·경찰 내사, 민주당 국감 준비작업 착수

맹 수석 측과 한국공간정보통신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와 관련된 의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정부의 한 소식통은 "청와대 모 수석이 관련 자료를 전달받아 내사에 착수했다"며 "일단은 정확한 실체적 진실을 파악한 다음 관련자들에 대한 대응을 고려할 것이다"고 밝혔다.

경찰청에서도 동일한 내용을 입수,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국에서 9월 초순께 첩보를 입수, 사실관계 파악을 위해 증거자료를 수집중인 것으로 안다"고만 밝혔다.

민주당 관계자는 "10월 국정감사에서 다루기 위해 민주당 문광위 소속 의원들에게 관련 자료를 넘겨 추가 자료 수집 등 본격적인 감사 준비작업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혜조 기자 astb6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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