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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9일 오후2시 "한진중공업노사문제 해결을 위한 부산종교계 원로성직자 현장방문"

호 소 문


부산광역시 영도구에 소재한 한진중공업 파업사태가 230여일을 넘기며 노동계와 사용자는 물론 한국 사회의 크나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먼저 15m 높이의 크레인에서 고공항쟁을 하고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그 애절한 절규와 생사를 넘나드는 투쟁정신을 높이 격려하고 위로하며 건강을 잃지 않기를 기원 드립니다.

여자의 몸으로서 200여일이 넘는 장구한 기간을 오로지 한국 노동자들의 노동권 확보와 생존권을 대변하며 사측의 조치에 항의하는 그 정신은 어는 누구도 해내지 못하는 의지력의 발로입니다. 그러나 인명은 재천(在天)이며 가장 귀한 존재의 가치임으로 삼복더위에 자칫 해칠 수 있는 건강에 유념토록 다시 한 번 당부 드리는 바입니다.

그 동안 한진중공업 영도 조선소는 장기간의 파업과 직장폐쇄로 인하여 근로자와 그 가족은 물론 부산시민들에게 고통과 불안감을 끼쳤습니다. 노동자 및 시민단체 측에서는 이의 해결과 노동권 확보를 위해 『희망버스』라는 방법을 선택, 이미 3차에 걸쳐 노동자들의 의지를 보여주었으나 해결의 기미는 보이지 않은 채 4차, 5차의 행사를 계획, 서울 등 부산이 아닌 타 지역으로 확대를 시도하니 이젠 전 국민의 관심사가 되었습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국민의 대표기관인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노동자와 사측의 대표들을 접촉하며 급기야는 청문회 개최를 계획하여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을 출석, 사측의 입장을 청취코자하는 한편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고공항쟁에 대한 조속하강과 노동자 측의 입장을 폭넓게 조사하고 청취하는 안을 세우고 있습니다.

당연 정치권에서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들을 중재하여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적극 나서고 있음은 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이제라도 해결의 의지를 피력함은 극히 다행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이처럼 앞을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혼미한 한진중공업 사태의 해결을 위해 이제라도 부산지역 종교계 원로들이 겸허한 마음으로 노동자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고공투쟁을 하고 있는 김진숙 지도위원의 결사항쟁에 대한 위로와 사용자의 입장이 어떤 것인지 청취하여 국민총화와 상생을 위해 대승적 견지로 접근, 당해 각자의 양보와 이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1.먼저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께 당부 드립니다.

그간의 투쟁정신을 치하하며 생명은 둘이 존재할 수 없는 가치임을 깊이 인식하시고 자신은 물론 가족과 이웃, 친지와 동료들이 당신의 생명 및 생활과 직결되어 있음을 중시하여 주십시오.
어떠한 일이 닥치더라도 불굴의 의지로 극복하시고 염천의 삼복에 건강에 유념하십시오. 이제까지의 투쟁이 헛되지 않았음을 모든 국민들은 다 알고 있습니다.

이제 모든 것을 노조관계자들에게 위임하여 잘 처리되도록 일임해 주시고 고공 크레인에서 내려와 우리 부산의 종교지도자들과 함께 대한민국의 발전에 힘을 합하여 주시길 진솔하게 당부 드립니다.

2.다음은 민주노총을 비롯하여 한진중공업 노동자 여러분께 당부 드립니다.

인간에게 먹고사는 일만큼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직장(한진중공업)을 내 집처럼, 동료를 가족처럼, 평생을 의지하며 가솔을 부양코자했던 직장에서 어느 날 뜻하지 않게 해고된 그 아픔을 어찌 필설로 형언하겠습니까? 가장으로서, 또한 남편이요, 아버지로서, 아들이고 형과 동생으로서 일순간에 일터를 잃었다는 소식을 알려야줘야 하는 그 고통, 참으로 참담함 이외에 무엇이 더 있겠습니까?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였습니다.

동료들과 함께 복직을 비롯한 재활의 방법을 모색하시고 정부와 사회 및 종교계에서도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를 비롯하여 이와 유사한 처지에 놓인 노동자 여러분들을 구하고자 온갖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먼저 자신이 노력하고 나아가 국가와 사회 및 자신이 몸을 담았던 일터에서 “다시 함께하자”는 기쁜 소식이 오도록 여유와 시간을 가지고 자중하십시오.

현재 대한민국은 빈부의 격차가 심하고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들의 갈등이 고조되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의 해결을 위해 여야가, 행정부가, 노동계와 시민단체가, 또한 종교계에서까지 선봉에 나서고 있습니다. 노사의 공정한 분배와 화합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밝히는 이슈이며 관건임으로 국민 모두는 공정한 투표와 간접적 정치참여 등의 방법으로 이를 해결할 것입니다.

부산의 종교계 지도자들이 사용자 측에 부탁하고 건의하고 종용하여 노사가 공생(共生)하는 길을 찾도록 열과 성을 다할 것입니다.

이제 한 발자국 양보하고 조급했던 마음, 여유 가지며 용서와 대화로써 상생이라는 화두(話頭)를 실천하십시오. 더 긴 투쟁과 요구는 노사의 자멸 뿐 아니라 사회의 불안이며 여야의 정치적 갈등으로 비화되어 끝내는 불행한 국가를 만드는 단초가 됩니다.

지금도 고공에서 노동자들을 대신하여 투쟁하는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상생의 대화로써 고공 투쟁을 풀고 내려오도록 권고하고 노동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세계를 향해서 출발하는 거대한 함선을 만들어 진수식의 즐거움을 만끽하도록 깊이 있는 사려로써 부산지역 종교계 원로들이 간곡히 호소합니다.


3.세 번째, 한진중공업 조남호 회장을 비롯한 사측에게 한 말씀드리겠습니다.

노동자 없는 기업이 존재할 수가 있습니까? 노사는 누가 높고 낮으며, 귀하고 천하며 또한 많이 가지고 적게 가지는 자가 없어야 합니다.

한진중공업이 오늘이 있기까지는 오뉴월 염천에도, 엄동의 겨울에도 불철주야로 일했던 노동자들의 피와 땀이 있었기에 한진중공업이라는 이름과 함께 회장도, 사장도, 전무, 상무도 있는 것입니다.

오늘의 이 불행한 사태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건 그 이유나 책임을 따지지 말고 이제까지 신명을 바쳐 고생해왔던 노동자들에게 “자! 여러분! 그 동안 참 수고 많았소. 그리고 고생했습니다.”라며 “우리 함께 갑시다.”라는 대승적 견지에서 화합의 목소리를 높여 외쳐주십시오.

그 한마디가 한진중공업을 살리고 한국 경제를 회생시키며 이완된 노사갈등이 해소되어 사회가 합심으로 즐거운 행진곡을 부를 것입니다.

한국의 최고가는 경영인답게 국회청문회도 나가고, 노동자들과 한사발 막걸리를 나누며 손가락으로 새우젓을 짚는 통 큰 리더십을 보여주십시오. 그 속에서 야유는 사라지고 욕됨은 용서가 되며 닫혔던 조선소에서는 생산의 헤머소리가 현해탄을 울릴 것입니다.

오죽하면 수행과 전도, 사랑과 은혜로써, 더욱 아픈 사람들을 치유하여야 할 종교지도자들이 이렇게 노사분규현장에 까지 앞장섰겠습니까? 이제는 노사도 함께, 종교도 함께, 정치도 함께, 사회도 함께, 손에 손잡고 세계를 향해 달려 나가는 부산과 코리아가 되어 봅시다.

4.정치권과 국민여러분!

오늘의 한진중공업 사태는 한 회사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고 한국사회의 노사 간 상존하는 문제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사후약방문식 사태발생 후 대처의 미온적 정치력에서 벗어나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노동자와 사용자의 공정한 분배를 유도하는 선진 정치력을 발휘하여 언제나 잠재되어 있는 노사갈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데 정치력을 집중해 주십시오.

이번 한진중공업 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다시 한 번 강력히 촉구하며 국민들의 신성한 권리인 투표로서 국민의 대표를 뽑아 국회에 보낸 이상 대한민국 국회에서는 국민의 대표기관답게 한진중공업 사태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제2, 제3의 유사한 사태를 방지하는데 최선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 드립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현명합니다. 행복할 권리와 아울러 공정하지 못한 일에는 항의와 투쟁 할 수 있는 권리 또한,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작고 큰 노사문제를 겪어 왔지만 이번 한진중공업 사태는 너무도 오랜 기간 동안, 또한 한 여성의 고공 크레인 항쟁과 『희망버스』라는 전대미문의 노동권 수호라는 방법이 신생되어 우리 모두에게 크나 큰 염려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제에 부산지역 종교계 지도자들은 종교를 초월하여, 지난 8월 5일부터 한진중공업사태가 원만히 해결되도록 기도를 드리며 사회의 빛과 소금이 되어 국민의 정신적 지주가 되고자 합심하였습니다.

우리 부산지역 종교계 지도자들은 노동자들에게 용기로써 격려하고 사용자 측에게는 나눔의 미학으로써 국가와 사회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조언과 협조로써 부산의 한진중공업 사태가 승자와 패자가 아닌 모두가 승자가 되어 조속히 해결되도록 국민의 협조를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서기 2011년 8월 9일


한진중공업 방문 원로종교성직자
및 부산종교인평화회의 각 교단 대표성직자

발의자: 김정각스님(010-4561-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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