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66년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하는 연등행렬이 ‘불교 수도’라는 의미가 담긴 ‘불도(佛都)’ 부산에서도 3년 만에 재개돼 도심 거리에 오색 자비광명을 밝혔다.
2566부산연등축제조직위원회는 4월30일 부산시민공원에서 송상현광장까지 ‘2566 부산연등축제 연등행렬’을 전개했다. 이날 연등행렬은 국가무형문화재 제122호 연등회를 계승, 부산지역 각 사찰과 불교단체가 연희단을 구성해 참여했다. 부산시민공원 에코브릿지에서 출발한 행렬은 하마정교차로와 양정교차로를 거쳐 송상현광장 전포로에서 회향했다.
특히 행렬이 진행된 도심의 거리 곳곳에는 연등행렬을 보기 위해 거리로 나온 시민과 불자, 외국인들 등 인파가 운집해 환희심의 장이 됐다. 회향식이 마련된 송상현광장 특설무대에서는 신명코리아 ‘온터’의 난타공연, ‘카이크루’의 비보이 공연, 국악 밴드 ‘새나’의 열정적인 공연이 이어져 흥겨움을 더했다.
부산불교연합회장 경선 스님은 회향사에서 “3년 만에 전개된 연등행렬에서 시민 여러분과 함께하는 부산불교의 원력과 코로나19 극복의 힘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지혜와 자비의 원력으로 화합하며 부산 발전을 함께 염원하자”고 발원했다.
박수관 부산불교총연합신도회장도 “연등을 밝히고 도심을 걷는 행렬은 열정과 활력의 도시 부산의 희망을 마주하는 시간이었다”며 “오늘 밝힌 희망의 빛이 코로나19의 종식을 이끌고 새로운 미래를 비추길 바란다”고 밝혔다.
거리에서 행렬단을 마주한 시민과 외국인들의 호응도 상당했다. 스위스에서 한국에 온 린다 씨는 한국어학당에서 연등축제 소식을 듣고 외국인 친구들과 부산시민공원을 찾았다. 린다 씨는 “행렬마다 이어지는 한국 음악과 갖가지 모양의 연등에 매료됐다”며 “부산에서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게 되어 기쁘다”고 미소지었다.
부산 기장군에서 연등행렬을 보기 위해 가족이 함께 송상현광장을 찾은 김선진·박송이 부부도 “연등축제가 이렇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행렬일 줄 몰랐다”며 “집에만 있어 답답해하던 아이들도 모처럼 신나게 즐길 수 있어서 가족 모두에게 소중한 시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연등행렬에는 금정총림 범어사, 천태종 부산 삼광사, 광명사, 정법사, 진각종 부산교구청을 비롯해 해운정사, 해동용궁사, 선암사, 청량사, 내원정사 등 지역 거점 도량과 부산불교교육대학, 여래사불교대학 등 교육기관, 포교사단 부산지역단, 부산불교합창단연합회, 불교TV염불공양모임 등 신행단체와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 부산지부, 부산파라미타청소년협회 등 청소년들도 두루 동참했다. 또 불기 2566년 연등회와 팔관회에 동참하는 선재동자문화전승단 어린이들도 직접 만든 등을 들고 행렬에 함께했다. 이밖에도 이번 축제에서는 연등행렬을 보기 위해 시민공원을 찾은 인연으로 각 연희단의 제안에 즉석 행렬에 동참한 시민과 외국인들도 어느 때보다 많아 축제의 가치를 높였다.
한편 송상현광장에서 각양각색 장엄등 전시하며 부처님오시날의 자비광명을 전하는 부산연등문화제는 부처님오신날인 5월8일까지 이어진다. 문화제에서는 형형색색 장엄등 150여 점의 불을 밝히고 지혜광명을 전한다. 기간 중에는 매일 시민 불자들을 위한 소원등과 소원지 밝히기 부스가 개설된다. 소원등 보시금은 지역사회 자비나눔으로 회향될 예정이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